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이와 함께 롯데마트에서 장을 봤던 어느 날에 아기가 사달라고 졸라서 구매했던 유부초밥. 사실 아이가 골랐던 유부초밥은 다른 거였는데 사진을 보고 맛있겠다며 골랐던 제품을 내려놓고 국산콩으로 만들었다는 유부피를 샀다. 그리고 이 녀석은 냉장고에서 1주일이 지나고, 2주일이 지나고 점점 존재감이 잊혀질 무렵에 때마침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이 찾아왔다.
요리를 즐겨하지도 않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주 해먹지도 못하는 지금의 나는 가끔 뭔가 내 손으로 만들 때는 항상 인터넷으로 먼저 검색을 해보는 편이다. 요리 똥손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거의 실패했던 기억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이버에서 유부초밥을 검색했더니 상단에 뜨는 글들은 거의 비슷비슷한 레시피가 검색이 됐다. 3~4군데 블로그 글을 훑어본 후 내 마음대로 조합해서 유부초밥을 만들어 봤다.
참치 달걀 유부초밥 만들기
재료 : 밥, 참치캔, 양파, 당근, 씻은 김치(배춧잎 2장), 달걀 2개, 시판 유부피
유부초밥 만드는 순서
1. 양파(반개 정도)와 당근(양파만큼), 그리고 양념을 깨끗하게 씻은 김치를 잘게 다진다.
2. 예열된 프라이팬 약불에 포도씨유(또는 기타 유지)를 두르고 다진 야채와 김치를 넣어서 볶는다.
3. 불 조절을 해가며 재료를 익힌 다음 약불에서 참기름을 살짝 두른다.
4. 볼에 밥(3 주걱 정도)을 담고 익힌 재료를 넣고 기름 뺀 참치를 함께 넣어서 섞어준다.
5. 시판 유부피 안에 같이 들어있는 소스와 후레이크도 넣고 섞는다.
6. 달걀 스크램블을 만든다.
7. 유부피를 살짝 짜서 준비한 다음 안에 섞어둔 밥을 넣어서 속을 80% 정도 채워준다.
8. 완성된 달걀 스크램블을 유부초밥 위로 적당량을 채워준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포스팅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찍은 게 아니다 보니, 사진도 많이 없고 볼에 담긴 밥도 유부피 안에 다 채워 넣고 남은걸 찍은 사진이다. 재료의 양도 그동안 쌓인 나의 감으로 적당히 넣은 거라 이 글을 보고 요리 1도 모르던 시절의 내가 만들었다면 아마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아직 매운걸 못 먹는 7살 아이가 먹을 거라서 야채를 익혔는데 검색했던 레시피들은 대부분 당근과 씻은 김치를 생으로 넣는 게 많았다. 볶는 과정이 귀찮다면 섞기만 해서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쉽고 간단하게 만들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아직 이렇게 만들어서 먹어본 적은 없다. 내손으로 뭐라도 먹는걸 만들기 시작한게 아이를 낳고부터였기 때문에 에 생재료는 거의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예전에 배달의 민족을 통해 유부초밥을 시켜먹은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야채는 거의 없고 밥만 있어서 정말 크게 실망했던 적이 있는데 직접 만들어 먹으면 재료를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밥만 많은 것보단 야채나 다른 재료가 많이 들어있는 걸 좋아해서 야채를 조금 많이 넣었다.
야채를 볶으면 볶기 전보다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미리 줄어들 걸 생각해서 야채를 준비했다. 따로 간을 할 것도 없이 유부초밥 소스만 넣으면 되니 실패할래야 할 수 없는 메뉴가 유부초밥인 것 같다.
완성된 참치 달걀 유부초밥. 검은깨를 조금 올리면 비주얼이 살 것 같은데 어쨌든 비주얼로는 그냥 그래 보이지만 입 짧은 우리 아이가 배부르게 먹었고, 나중에 퇴근해서 온 남편도 라면과 함께 남기지 않고 해치웠다. 열심히 만든 나는 다이어트 중인 관계로 맛만 봤다. 참치와 야채가 들어간 유부초밥에 달걀을 더하니 영양까지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다.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이 날은 정말 오랜만에 뭔가 내 손으로 만들어서 먹은 날이라서 특별히 기록해두고 싶었다. 뭐 거창한 것도 아니지만 매일 저녁마다 아이를 데리고 여동생 집에서 저녁을 해결했기 때문에 간만에 아이를 위해 뭔가를 만들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던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