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지매 ]
방송 기간 : 2008.05.21 ~ 2008.07.24 (SBS)
방송 횟수 : 20부작
연출 : 이용석 / 극본 : 최란
출연 : 이준기, 한효주, 이문식, 박시후, 이영아, 조민기, 여진구, 김유정 외
소개 :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계급 타파 등 개혁 추구 세력과 보수세력의 갈등 사이에서 신분을 감추고 활약을 펼쳐 보이는 일지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의 퓨전 사극 드라마.
최란 작가의 드라마 데뷔작이기도 하고 이준기가 출연해서 챙겨보게 된 드라마 [일지매]는 [추노]와 함께 뛰어난 퓨전사극으로 평가받고 있는 드라마다. 2008년에 방송이 되어 오래된 작품이긴 하지만 사극이라 그런지 옛날 드라마라는 느낌 없이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방송 당시에도 높은 시청률로 인기 있던 작품이었고,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톱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일지매인 이준기의 아역배우로 여진구가 등장하고 은채 역할의 한효주의 아역으로 김유정이 등장하는데 지금은 성인이 된 두 배우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 드라마 [ 일지매 ] 등장인물
이 드라마의 일지매(이준기)는 8살 때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살해되는 모습을 보았고, 눈앞에서 아버지가 죽어가는데도 소리 조차 지르지 못했던 혹독한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으로 나온다. 배경은 인조 시대로 인조가 동생인 이원호(일지매 친부)를 시기해 죽여버리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되는 이원호의 아들 이겸이 일지매가 되어 복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0부작으로 그리 짧은 드라마는 아닌데도 드라마에 푹 빠져서 보다 보면 지루함 하나 없이 금세 다 보게 된다.
감상 포인트 1 : 배우들의 열연과 잘 짜인 등장인물의 구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드라마의 배우진들은 신인들도 많았고 개성 있는 여러 등장인물들이 드라마를 빛내주었다. 특히 이준기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SBS 연기대상의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준기는 용이 였지만 정체를 들키면 안 되는 일지매이기도 했기에 용이 일 때와 일지매 일 때의 감정 기복이 심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연기를 잘해 주었다. 보는 내내 슬픈 연기가 많았던 시후 역의 박시후와 은채 역의 신인배우 한효주의 연기도 괜찮았고 드라마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봉순 역의 이영아도 캐릭터를 잘 살려준 느낌이다. 일지매의 양부인 쇠돌 역의 이문식은 실제로 생이빨을 뽑아 열혈 연기를 보여주었고, 은채의 아버지 변식 역의 이원종 또한 맛깔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지금의 이미지와는 완전 다른 캐릭터의 연기를 보여준 시완 역의 김무열도 기억에 남는다. 이준기, 박시후, 한효주, 이영아, 여진구, 김유정, 김무열, 김성령, 이문식, 이원종, 김뢰하, 안길강, 김창완 등의 여러 배우들이 연기했던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각자의 역할을 잘 소화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각 캐릭터들의 사연이나 관계가 너무 잘 짜여 있어서 작가가 많은 등장인물들을 잘 살려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감상 포인트 2 : 애절한 스토리와 스토리를 더 애절하게 만드는 OST
이 드라마는 히어로물이지만, 애절한 사연의 캐릭터들이 대부분이고 드라마의 분위기도 대체로 암울한 편이다. 심지어 드라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도 몇 명 등장한다. 박효신이 부른 '화신'과 요시마타 료의 메인 타이틀곡 '외로운 발자국' 등 드라마에 깔리는 OST가 드라마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다. 드라마에 흐르는 OST는 드라마를 살려주는 큰 요소이기도 한데 OST가 너무 좋았다. 드라마의 긴장감을 더 업시켜 주기도 했고 애절한 장면에서는 더 심금을 울리는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히어로물에서의 OST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드라마를 너무 잘 살려준 음악들이 많았다.
감상 포인트 3 : 최란 작가의 열린 결말
최란 작가는 열린 결말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일지매]는 극의 후반에서 등에 칼을 맞고 쓰러진 후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고 결말을 맺었다. 하지만 PD가 직접 일지매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연출을 여러 개 넣었는데 일지매가 맞은 날이 없는 활인검이라는 점은 일지매가 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일지매가 살아있다는 걸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하다는 PD의 인터뷰를 봤는데, 내가 보기엔 살아있다는 걸 대놓고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감상 포인트 4 : 슈퍼히어로의 느낌을 살려준 일지매의 독특한 의상과 가면
이 드라마의 일지매는 기존의 일지매의 이미지가 아니라 갑옷의 기능을 조합한 독특한 의상을 착용한다. 극 중에서 일지매가 비밀기지에서 직접 제작하는데 이 갑옷 의상과 가면으로 인해 슈퍼히어로적인 느낌을 더 잘 살려주었다. 이런 독특한 의상과 가면이 없었다면 드라마에서 보여준 일지매의 히어로적인 느낌이 조금은 밋밋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외에도 일지매가 항상 남기고 가는 매화 한 가지 그림이라던지, 매화나무에 올라가 앉아 연기하는 배우들을 연출한 영상미도 돋보였다. 드라마를 한층 빛내주는 부가적인 요소들 외에도 스토리 전개가 흥미로워서 끝까지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었고, 역시 믿고 보는 배우 이준기라는 사실을 확인했던 드라마이기도 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도 여운이 제법 오래갔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