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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 각시탈

by 달빛미르 2021. 5. 23.

[ 각시탈 ]

방송기간 : 2012.05.30 ~ 2012.09.06 (KBS2)

방송횟수 : 28부작

연출 : 윤성식, 차영훈 / 극본 : 유현미

출연 : 주원, 진세연, 박기웅, 한채아, 신현준 외

소개 :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시원한 한방을 선사할 한국판 슈퍼히어로 각시탈의 대활약을 그려낼 드라마. 이름 없는 영웅의 운명을 택했기에 목숨 같은 사랑을 버려야 했던 남자. 그리고 그를 지키려 했던 여자의 영영 사무칠 애절한 사랑 이야기.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SKY 캐슬], [고맙다, 아들아], [골든 크로스] 외 다수의 드라마를 집필했던 유현미 작가가 극본을 맡았던 드라마다. 2012년에 방송이 되었는데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작품이지만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방송날을 기다리며 설렘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히어로물답게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통쾌함도 있고, 우리 민족의 역사를 담은 드라마이기도 해서 의미도 있는 드라마였다. 실제 역사와 드라마상에서의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럼에도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애국적인 요소가 많아서 챙겨볼 만한 작품이었다. 속이 뻥 뚫리는 그런 드라마였다. 물론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나 사연이 안타깝고 답답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 것도 있다. 아래 글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드라마 [각시탈]의 배경은 일제강점기로 일본 제국주의와 맞서 각시탈을 쓰고 맞선 이강토(주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대 각시탈은 이강토의 형인 이강산(신현준)이었고 형의 죽음으로 일본 순사였던 조선인 이강토가 2대 각시탈이 되었다. 이름 없는 영웅의 길을 선택한 이강토와 모간(진세연)의 애절한 러브라인도 있고, 피보다 진한 우정을 나눴지만 서로 적이 될 수 박에 없는 기무라 슌지(박기웅)와의 브로맨스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담긴 내용이라서 같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던 드라마다.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던 작품이고 1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작품성도 뛰어났다.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꼽힐 만큼 진한 여운과 감동이 있는 작품이다. 

 

이강토 (주원)

시청자들에게 역사의식을 끌어내 준 작품이기도 하고 동시에 보는 재미까지 있는 작품이라서 더 의미가 깊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비슷한 느낌의 드라마를 꼽으라면 내가 본 작품 중에서는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선샤인] 정도가 되겠다.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아픈 우리 역사를 담고 있어서 두 드라마 모두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다. 제작 당시에는 일본 팬들에게 밑 보일까 두려워서 캐스팅을 거절한 배우들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주원이 캐스팅되었고 오히려 일본 팬들에게 더 인기 있는 배우가 되었다고 한다. 주원이 출연했던 [제빵왕 김탁구]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각시탈]을 통해서 주원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고, 이 드라마 이후로 팬심이 생겼다. 그저 잘생기고 멋진 배우라서가 아니라 연기를 통한 주원의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기무라 슌지 (박기웅)

그리고 주원뿐만 아니라 기무라 슌지 역할의 박기웅의 악역 연기도 대단했기에 기억에 남는다. 그전까지는 그런 그의 연기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초반부에서 선한 눈빛의 교사로 나오지만 복수심으로 흑화 하는 인물인데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 자잘한 부상도 많이 입어가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격분하는 연기가 많았고 이것저것 집어던지는 신을 촬영하다가 손 부위를 15 바늘이나 꿰매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 정도면 대단한 연기투혼이 아닐까.

 

오목단 (진세연) / 채홍주 - 우에노 리에 (한채아)

오목단 역할을 연기했던 배우 진세연은 이 드라마로 인해 KBS 연기대상의 여자 신인상을 받았는데 이때 진세연의 나이가 18살이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 치고는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고, 한채아가 연기한 채홍주 캐릭터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많은 명품 조연들의 열연으로 드라마를 한층 더 빛내주었는다. 여배우로서 하기 힘들 수도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반민정, 기무라 타로 역을 너무 잘해서 얄미웠던 연기파 배우 천호진, 각시탈과 손을 잡고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담사리 역할의 전노민 까지 각자의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해줘서 리얼하게 드라마를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무모해 보이겠지. 계란 껍데기 한 겹, 그까짓 거 바위 모퉁이에 맞으면 그냥 깨져 버리겠지.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네. 바위는 세월이 가면 부서져 모래가 되겠지만 언젠가 그 모래를 밟고 계란 속에서 태어날 병아리가 있을 걸세."
- 드라마 속 담사리의 대사 중

 

 

 

결말의 장면은 비극이었지만 비극이라고만 볼 수 없었다. 각시탈 이강토는 결혼식날에 사랑하는 목단을 잃었지만, 개인적인 복수보다는 비극의 원흉인 우에노 히데키를 처단하러 간다. 그리고 마지막은 각시탈을 쓴 많은 조선인들이 태극기를 들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 명의 영웅이 아니라 만세를 외치는 국민 모두가 각시탈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오래갔다. 아픈 역사를 담고 있지만 화려한 영상미와 액션,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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